2026년 6월 7일 (0)
[편집자시선]골드만삭스 전주사무소 개설의 함의

[편집자시선]골드만삭스 전주사무소 개설의 함의

글로벌 투자은행·자산운용사, 국내 3대 금융그룹 전주 진출에 관심 증폭
‘제3 금융중심지’ 지정…지역 거점 금융기업 인센티브 부여 등 정부 지원 절실

승인 2026-03-31 10:15:06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전주에 현지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골드만삭스는 올 상반기 중 전주사무소 개소를 목표로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전주에 글로벌 자본시장의 인수합병(M&A)과 자금 조달을 주도하는 월가 대표 투자은행이 진출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골드만삭스 전주사무소 개설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1869년 문을 연 ‘글로벌 금융 1번지’ 월가를 상징하는 투자은행(IB)으로 작년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가 3조 6100억달러(약 5380조원)에 달한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다양한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전주사무소를 국민연금과의 실질적 협력이 가능한 업무 거점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글로벌 금융기관 16개사가 전주에 들어섰고, 전주는 국내 첫 핀테크 육성지구도 지정됐다. 올해 들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독일 최대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GI)가 사무실을 열었고 국민연금 국내 부동산 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페블스톤자산운용과 캡스톤자산운용이 전주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있다. 

전주에 세계적인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1600조원의 막강한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본사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증시 활황 등과 맞물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일부에서는 ‘한국 금융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금융회사의 전주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신한·우리금융그룹이 잇달아 전주에 자본시장 특화 영업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KB금융은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연금공단과 협약을 맺고 전북혁신도시에 핵심 계열사를 모아 KB금융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KB금융의 ‘KB금융타운’ 조성 결정에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의 물밑 노력과 결단이 주효했다는 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KB희망금융센터(취약계층 상담)·KB이노베이션허브센터(스타트업 육성)·스타링크(비대면 상담), KB증권과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KB손해보험의 광역스마트센터 등을 신설할 예정이다. 금융타운에 배치될 인력 규모도 기존 70~80여명 수준에서 약 250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도 신한펀드파트너스가 전주 국민연금본부 운영을 시작했다. 신한자산운용도 전주에 사무소를 내고,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 다른 계열사도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역시 우리은행과 동양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신용정보 등 주요 계열사가 전주에 사무소를 신설해 기업금융에 특화한 전북BIZ프라임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 일환으로 2015년 전주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당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LH공사로 합병해 진주로 이전하면서 전주로 오기로 했던 토지공사가 불발하자 대타로 이전했지만 지금 국민연금은 당시 500조원 수준이던 운용자산이 10년 만에 세 배 이상으로 불어 1600조원을 넘어섰다.

‘제2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은 국내 금융 지형 변화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국회를 찾아 ‘나눠 먹기식’ 금융중심지 정책은 그간 축적해 온 부산의 금융 기반을 통째로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부산의 금융중심지 위상 약화를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주가 명실상부한 금융 클러스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이 시급하다. 전주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래, 윤석열 정부, 이재명 정부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대통령 공약에 반영됐지만 아직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전북 출신으로 어느 때보다 좋은 여건이었는데도 정부는 추가 지정을 보류했고, 2023년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서는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인프라 개선과 금융 모델의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만 돌아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올 1월 다시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이 종합금융의 심장이고, 부산이 해양·파생 금융의 거점이라면, 전북은 자산운용과 농생명 등 차별화된 금융허브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기대했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또 국민연금이 전주에 거점을 둔 운용사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대통령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안한 ‘자산운용시 지역내 운용사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행 제도와 법령상 전주사무소만으로 명시적 인센티브를 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융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역할 못지않게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지원조직이 함께 모이는 집적화가 필요하다. 위탁운용사 선정 평가 우대, 실무 협의 효율 제고 등 실질적 인센티브 지원과 함께 금융인력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에도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전북에 자리 잡은 지 10년,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의 특성상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들이 국민연금과의 투자 협력, 정보 교류를 위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전주로 오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전주가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모델의 ‘제3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신속한 결단이 요구된다.
 
💡기사 AI요약
  •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전주에 현지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골드만삭스는 올 상반기 중 전주사무소 개소를 목표로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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