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7일 (6)
‘취임 100일, 지구 반 바퀴’ 돌며 구한 답, 강정훈 iM뱅크 은행장의 ‘마음 혁신’

‘취임 100일, 지구 반 바퀴’ 돌며 구한 답, 강정훈 iM뱅크 은행장의 ‘마음 혁신’

“은행의 무게중심을 ‘성장’에서 ‘가치’로…올해 사상 첫 순이익 4천억 시대 열 것”
“지역은 iM뱅크의 가장 특별한 고객, 대구·경북 DNA는 불변”
“형식과 권위 버리고 현장에서 답 찾겠다…임기 내 가장 지역적인 시중은행 모델 완성”

승인 2026-04-14 14:45:53 수정 2026-04-14 15: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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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iM뱅크(아이엠뱅크) 은행장이 14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iM뱅크 제공 

회의 자료는 사라졌고, 결재판도 없앴다. 은행장이 직접 지점으로 출근했다. 대신 그의 구두 굽은 닳아 있다. 취임 후 100일 동안 그가 이동한 거리는 무려 1만 6000km. 지구 반 바퀴에 달하는 거리를 오직 ‘현장의 답’을 찾기 위해 달렸단다.

“iM뱅크의 ‘M’은 모바일(Mobile)이기도 하지만, 제게는 마음(Mind)입니다. 직원과 고객의 마음을 담아야지만 뭔가 차별화된 혁신을 이룰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강정훈 iM뱅크(아이엠뱅크) 은행장은 14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단순화의 힘. ‘은행 가치’와 ‘고객 가치’라는 두 기둥

강 행장의 경영 철학은 명료하다. 복잡한 수식어 대신 ‘은행 가치’와 ‘고객 가치’라는 두 가지 본질에 집중한다. 그는 과거 지방은행 시절의 ‘성장 지상주의’와 결별을 선언했다. 은행의 가치는 결국 자본과 이익의 안정성에서 나온다고 봤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규모의 경제는 위험합니다. 어떤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이 곧 은행의 가치입니다. 올해 목표는 창립 이래 첫 당기순이익 4000억원 돌파입니다. 이어 2028년에는 5000억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자본력과 이익이 뒷받침되어야 주주와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정상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병행한다.

강 행장이 강조한 ‘고객’은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다. 그는 “우리에게는 지역이라는 특별한 고객이 있다”고 했다. 지역에서 성장하고 그 수익을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 지방은행 시절의 철학을 유지하되 수도권과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한 수익을 지역으로 되돌리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게임 체인저 ‘예금 토큰’으로 만드는 지역 경제 선순환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iM뱅크가 내세운 카드는 ‘디지털 생태계’다. 강 행장은 특히 가상화폐와 예금 토큰(CBDC)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이 이미 선점한 시장에서 똑같은 상품으로 싸우면 승산이 없습니다. 하지만 예금 토큰은 다릅니다. 우리 지역 고객들이 iM뱅크 통장의 잔액을 별도 절차 없이 토큰으로 바꿔 지역 소상공인에게 결제하고, 소상공인은 수수료 없이 즉시 대금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가장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가장 지역적인 가치를 지키겠다’는 역설적 전략이다.

현장 중심 영업, 전국구로 뻗어가는 ‘찾아가는 뱅크’

오프라인 전략은 ‘PRM(전문심사역)’ 제도의 확대다. 은행 지점장 출신의 베테랑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을 전국으로 넓힌다.

“수도권 자산 성장의 핵심은 점포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고객이 서류를 들고 은행을 찾아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고객의 현장으로 갑니다. 올해 안에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 거점을 완성해 시중은행으로서의 진용을 갖추겠습니다.”

특히 중신용 등급자(5등급 이상)를 위한 포용 금융을 강조했다. 올해 서민금융 지원 규모를 5500억 원까지 대폭 늘리기로 한 것도 ‘지역과 서민’이라는 특별한 고객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형식 파괴, 은행장이 직접 ‘전략팀장’이 된 이유

강 행장은 기자 간담회 내내 ‘실행력’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전략그룹 내에 신설된 팀의 ‘팀장’을 자처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회의 자료도, 결재판도 다 없앴습니다. 보고를 위한 보고는 혁신의 방해물일 뿐입니다. 제가 직접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앱의 첫 화면부터 고객의 민원 시스템까지 바꿀 겁니다. 고객의 목소리는 민원이 아니라 정책의 재료가 되어야 합니다.”

간담회 말미, 강 행장은 삼성의 출발점을 언급했다. “대구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이 됐다.” 그리고 짧게 덧붙였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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