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제가 허가된 가운데 HLB그룹이 자체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2의 국내 개발 CAR-T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LB그룹은 12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2026 HLB 포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Verismo Therapeutics)의 차세대 CAR-T 플랫폼인 ‘KIR-CAR’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베리스모는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를 공개했다. SynKIR-110은 기존 CAR-T 치료제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돼 온 ‘T세포 탈진’ 문제를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했다. 베리스모는 혈액암 치료제 ‘SynKIR-310’도 개발 중이다.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SynKIR-310은 기존 CAR-T 대비 향상된 항암 효능과 더불어 체내 T세포 지속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HLB그룹의 핵심 전략은 고형암이다. 회사 측은 기존 CAR-T 시장이 혈액암 중심으로 형성돼 왔지만, 전체 암 시장에서 혈액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더 큰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고형암 분야에서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속성, 낮은 탈진율, 독성 관리 가능성을 무기로 기존 CAR-T 치료제의 한계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이지환 HLB그룹 상무(HLB셀 대표)는 “현재까지 고형암 쪽에서 CAR-T들이 일부 진전을 보인 곳은 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사례는 많지 않다”며 “이는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회사들의 전략은 기존 CAR-T 구조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베리스모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으로 지속성을 바탕으로 고형암에 접근하고 있다. 매우 특별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HLB그룹은 향후 KIR-CAR 플랫폼을 기반으로 CAR-T 시장에서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할 방침이다. KIR-CAR는 T세포의 탈진율을 낮추고, 체내 지속성을 높이도록 설계된 CAT-T 플랫폼이다.
KIR-CAR 플랫폼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제시됐다. 회사 측은 혈액질환, 자가면역질환, 심장섬유화 등 다양한 질환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암종을 넘어 체내에서 제거해야 할 원치 않는 세포나 병리적 요소를 타깃하는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특정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이나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빅파마와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지난해 전임상 데이터 발표 이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이 요구한 핵심은 실제 사람에서 작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였고, 최근 초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검토와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상무는 “고형암에서 효과만 확인된다면 빅파마 입장에선 KIR-CAR 플랫폼이나 파이프라인을 가져가 자신들이 보유한 기존 자산과 결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파이프라인이 확보되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상부터 글로벌 개발, 사업화까지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