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이 자석 미세 진동을 활용해 주파수를 순간적으로 바꾸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원리는 전자 이동 대신 자성 물질 내 스핀파를 이용해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선 초저전력·고속컴퓨팅 구현에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KAIST 물리학과 김갑진 교수팀은 자석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진동인 스핀파를 활용해 나노 크기에서 주파수를 크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자성체 내부에서 전자의 스핀이 집단으로 진동하며 발생하는 파동을 하나의 입자로 간주하는 준입자 ‘마그논’이라고 한다.
마그논은 전류 흐름 없이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에너지 소모가 매우 적다.
연구팀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자성 물질을 여러 겹 쌓은 인공 반강자성체(SAF) 구조를 사용했다.
이 구조에서 스핀파는 음향 또는 광학 모드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특정 조건에서 이 움직임이 갑자기 바뀌는 ‘모드변환’ 현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기존 전자를 이용한 방식은 신호 상태가 연속적으로 변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현상은 특정 순간 주파수가 5GHz 이상 급격히 점프하는 비연속적 특성을 보인다.
이런 빠른 주파수 변화는 복잡한 전자회로 없이 외부 전력과 자기장 세기 조절만으로 가능하다.
연구팀은 스핀파 기본 단위인 마그논이 하나에서 둘로 나뉘거나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삼중-마그논 상호작용’이 이런 변화를 이끄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라디오 버튼 하나로 채널을 완전히 바꾸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노 소자에서 구현한 것과 같다.
이 현상은 켜짐(1)과 꺼짐(0)을 구분하는 스위치로 사용할 수 있어 인간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 컴퓨팅이나 양자 정보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시스템이 과거 상태를 반영하는 히스테리시스 특성을 보여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확장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그동안 이론으로만 제시한 마그논 비선형 동역학 원리를 실제 나노 소자에서 구현하고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전자 대신 스핀파를 활용하는 새로운 정보처리 패러다임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물리학과 유무진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KAIST 자연과학연구소 박민규 연구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Mode hopping via nonlinear magnon-magnon coupling in a synthetic antiferromag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