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대형주 상승 랠리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칠천피(코스피 지수 7000선)를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모멘텀 확산을 근거로 올해 연간 코스피 전망치를 다시금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불확실성 여파에 따른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5%(447.57p) 급등한 7384.5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부터 7093.01로 출발해 칠천피를 뛰어넘은 뒤 7426.60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지난 2월25일 장중 6000선을 돌파한 뒤 47거래일만에 칠천피 고지를 넘어섰다. 아울러 시가총액도 6000선 진입 당시 5017조원에서 이날 6058조원으로 1000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급등세에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16분 8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 선물(최근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6.28%(66.05p) 오른 1116.55를 기록했다. 매수 사이드카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상승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는 효력이 정지된다. 발동 5분 경과 후 사이드카는 자동 해제된다.
이날 상승세를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3조134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5724억원, 2조3126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2월 21조1000억원, 3월 35조9000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특히 3월은 역대 월간 최대 팔자 행렬에 해당한다. 그러나 4월 들어 1조1000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매수 폭을 확대해 6조1000억원으로 늘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4.41%, 10.64% 급등한 26만6000원, 160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은 장중 각각 27만원, 161만4000원을 기록해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우(11.62%), SK스퀘어(9.89%), LG에너지솔루션(2.12%), 현대차(2.04%) 등이 상승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0.16%),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8%), 삼성바이오로직스(-0.34%), 삼성전기(-0.65%) 등은 하락했다.
‘반도체 급등, 힘 더한 증권株’…신고가 랠리 견인한 ‘실적 장세’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업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현실화가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날 나란히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각각 57조2328억원, 37조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6.10%, 405.48% 급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실적 발표 이후에도 최고가 경신 랠리를 선보이는 이유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올 한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 것에 기인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32조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1.7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247조33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3.95%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전 추산된 연간 영업이익인 삼성전자 166조2084억원, SK하이닉스 142조3092억원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종목 외에 증권업종도 코스피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성 증가로 호실적이 기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이날 19.20% 오른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35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2.04% 증가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성적에 해당한다. 다른 증권주인 키움증권(14.67%), 한화투자증권(14.41%), 유안타증권(29.85%), 한국금융지주(11.26%), 삼성증권(8.41%), 교보증권(7.48%), NH투자증권(5.49%), 대신증권(5.63%) 등도 크게 올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애플 파운드리 다변화 기대감 속에 SK하이닉스 대비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개미 기대감에 증권주도 신고가 랠리를 펼쳤다. 외국인 통합계좌 브로커리지 수입 확대를 통한 재평가 영향”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직접 매수를 통한 수혜 및 수급 뒷받침은 시장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코스피 이정표 ‘팔천피’…“긍정적 흐름 이어갈 것”
칠천피 돌파는 글로벌 자본시장 내 국내 증시의 위상을 재정립했다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저평가받던 시장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통한 전 세계 주요 시장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준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세계 8위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증시 대비 높은 회복률을 보인 점은 국내 증시가 안정성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팔천피(코스피 지수 8000선)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주 중심의 실적 개선이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이룩할 것이란 판단에 기인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연간 밴드 상단을 8600p로 제시했다. 기존 코스피 연간 밴드 전망치가 현재 시장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게 신한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전망에서는 주당순자산가치(BPS) 경로를 반영해야 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은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BPS를 더 많이 가격에 반영한다”면서 “내년 ROE를 기존 ROE-BPS 회귀식에 적용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정가는 각각 33만8000원, 189만3000원으로 계산된다. 두 종목의 코스피 내 비중을 감안하면, 오는 2027년 반도체 ROE-BPS 정상화만으로 코스피는 8000p 내외를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간 코스피 밴드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밴드 상단을 8500p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도 코스피 밴드 상단을 각각 8000p로 높였다. 이들 모두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을 눈높이 조정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단기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3월 불거진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 때문이다. 통상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유동성을 흡수해 주식 등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야기한다. 앞서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자리에서 중동 전쟁 여파로 최신 물가 및 성장 경로를 확인한 결과,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금통위원이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가격지수 급등 등 물가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 간 괴리로 인한 단기 과열회소, 매물소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또 매월초 반복됐던 수급변수에 의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급등 이후 에너지 소진을 빌미로 쉬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